2009. 1. 10: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우리 집에는 개 한마리가 살고 있다. 종은 마르티스인데 성질 사납고 제멋대로인데다가 새침하기 이를 데 없는 녀석이지만 나에게는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아가다. 그래서 난 집에 들어가면 수다스러워진다. 가족들에게 말을 거는 이상으로 아가에게 말을 건넨다. 그리고 그 말 중 한 반 정도는 "사랑해, 아가야. 사랑해."라는 것이고. 때때로 나는 생각하곤 한다. 이 아가가 내 말의 몇% 정도나 알아듣는 걸까? 아마 90%는 모르지 않을까. 확실히 알아듣고 반응하는 말은 '나가자, 맛있는 것, 밥, 간식, 먹을 것, 내려가, 앉아, 일어나, 엎드려, 손, 기다려, 목욕' 정도이고, 나머지는 내가 그 아이의 말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듯, 그 아이도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할터이다. 그런데도 그 아이는 내가 주절주절 이야기를 하면 내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그 커다란 눈을 똘망똘망 빛내면서 열심히 듣는다. 때때로 어떻게든 나름 이해해보려는 듯 고개까지 갸웃갸웃거리는데,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그 아이가 더없이 사랑스러워서 깔깔거리며 와락 그 아이를 끌어안곤한다. 물론 그럴 때면 그 아이는 으르렁대면서 빠져나오기 위해 바둥거릴 뿐이지만.
항상 그 아이를 보면 사랑스럽고, 또 미안할 뿐이다. 더 많이 사랑해주지 못해서, 더 많이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이런 못난 주인이어도 내가 오랜만에 집으로 갈 때면 신나서 어쩔 줄 모르며 펄쩍거리는 그 녀석을 사랑한다. 내가 집에 들어가면 문을 열기도 전에 미리 알아채고 문 뒤에서 킁킁대고, 문을 열면 내 주변을 마구 뛰어다닌다. 내가 옷을 갈아입기 위해 방으로 들어가면 내 주변에서 안절부절하며 서성이다가 옷을 갈아입고 바닥에 앉아 그 아이를 부르면 전속력으로 나에게 달려와서 그 작은 머리를 꾹꾹 부비작거리며 낮게 가르릉거린다.(이럴 때 보면 꼭 고양이같다.) 이 아이의 동작 하나하나에 감동하고 사랑스럽다며 부들부들 떠는 게 언제까지 갈까 궁금했는데, 벌써 이 아이와 함께한지도 6년이 되어가는데도 질리거나 담담해지기는 커녕 날이 갈수록 더더욱 사랑스럽다는 마음이 커져만 간다. 사랑한다, 내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