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 살아있다- 일자 : 2009.6.19
- 영화관 : 강변 CGV
- 감독 : 숀 레비
- 출연 : 벤 스틸러, 로빈 윌리엄스, 오웬 윌슨, 스티브 쿠간, 에이미 아담스 : 정말 백만년만의 극장 출입입니다. 저번에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무엇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확실히 영화관에 간지 석달 이상 지난 것만은 확실하니까요. 요즘 공연을 끊은지도 3달이 되어가니 더더욱 오랜만으로 느껴지더군요.
사실 이 날, 이 영화를 볼 생각까지는 아니었는데, 여권을 찾으러 강변 테크노마트에 들렀다가 '영화나 하나 볼까?'라고 생각했고, 가장 가까운 시간에 이 영화를 하길래 보게 된 건데, 오랜만의 영화라 그런지 굉장히 재미있게 느껴지더군요. 비록 일 끝나고 피곤한 몸으로 가서 중간중간 졸긴 했지만요. 어차피 이 영화가 스토리보다는 박물관의 인물들이 살아움직이는 것을 보는 재미가 더 크니까 그닥 상관은 없더라고요.
전작인 '박물관이 살아있다' 1편을 전 무척 좋아했습니다. 박물관의 인물들이 살아움직인다니! 누구나 상상은 해 봤을 이야기입니다. 자정을 알리면 사람의 눈을 피해 인형이 파티를 벌인다는 상상은 오래된 이야기잖아요? 보는 내내 흥분하면서 본 기억이 납니다. 워낙에 오락성 영화는 재관람을 거의 하지 않는데 이것만은 몇 번을 더 봤었어요. 살아움직이는 인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의외의 요소들도 있었죠. 그러니까 러블리큐티 렉시~
♡같은 거요. 꼬리를 흔들면서 뼈 물어오기 놀이를 좋아하는 공룡이라니! 어우어우 너무 귀엽잖아요.
사실 전작만한 속편을 찾기는 힘들죠. 이 영화도 그렇습니다. 일단 전작도 스토리보다는 인물들이 살아움직이는 걸 보는 즐거움으로 채워진 영화긴 했지만, 2편은 좀더 심각합니다. 스토리가 거의 보이지 않아요. 인물들이 끝도없이 등장해서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좋은데, 그 이야기를 시키기 위해 그저 많은 캐릭터들을 등장시켰다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뭐 어때요? 그것이 이 작품의 재미인걸요. 전 어쩔 수 없는 어린애인가봐요. 악당들이 모여서 자기 소개를 하는데 그게 너무 웃기더라고요. 그리고 그들이 모여서 하는 것이 파라오의 치마 트집이라는 것도요. 나폴레옹이 자기 키에 대한 지적을 받을 때마다 발끈하는 것도 재미였고, 보물들을 잔뜩 쌓아놓은 파라오의 형이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루비 구두를 휙~ 던지며 '이게 무슨 루비야?'라고 꿍얼거린다거나 권투복을 입고는 '갑자기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고 싶군'이라고 말할 때는 깔깔 웃었습니다. 게다가 생각만 하는 사람이라든지 랩 하는 큐피드들이라든지 통통 뛰어다니는 풍선푸들도 귀여웠고요.
저 황금석판이 실제로 있다면 정말 축복같을텐데요. 전작을 보고서도 미국 자연사 박물관에서 렉시와 놀고 싶다고 벽을 긁던 저였지만, 이번에는 더욱 그랬습니다. 박물관 야간개장 때 박물관 전시물들이 움직이며 직접 자기 이야기를 설명해 주는 걸 보면서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요. 사실 영화 전체의 내용보다도 그 짧은 엔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게 그 석판이 있다면 사진 속으로 뛰어들 수 있었듯, 저 영화 속으로 뛰어들어가서 저 박물관에서 살래요 ㅠㅠ. 저기 여자 경비원은 안 쓰려나요?(<-) 돌아다니는 전시물들을 보면서 '과연 과학의 진보란 대단하죠?'라는 사람들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마지막에 여학생들에게 밀려서 그 석판의 위대함을 입증하려다가 밀려서 '그래, 이거 그냥 장식이야'라고 말하는 파라오와 엔드 크레딧 때 '조이 모토롤라'이야기가 가장 즐거웠습니다.
뭐랄까요, 이 영화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나를 위한 테마파크같은 영화'였습니다. 즐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