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하지 않는 사랑 : 릴케의 가장 아름다운 시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저, 김재혁 옮김, 고려대학교 출판부
: 오늘 같은 잠이 오지 않는 새벽, 그것도 이렇게 비가 내리는 밤, 천둥소리가 들려오는 밤이면 릴케의 시를 꺼낸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이전의 어느 출판사에서 나왔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푸른 표지의 하드커버본이긴 하지만, 이사오면서 그 책 역시 어딘가의 상자에 들어간 채 나올 생각을 하지 않으니, 아쉬운대로(?) 이 책을 옆에 끼고 있다.
이런 날에는 시(詩)를 읽어야 한다. 시는 소설처럼 몇 시간이고 몰입해서 읽을 수 없고, 그렇게 읽는 것은 시를 올바로 즐기는 법이 아닐것이다. 시 하나만으로도 밤은 너무 짧다. 긴 한숨속에 단어 하나, 멍한 생각 속에 또 단어 하나를 떠올린다. 어쩜 이렇게 아름다운 시를 썼을까. 아니, 아름답다는 말은 맞는 표현이 아닐 것이다. 가끔 그의 시는 소름끼치게 어둡고, 흘러내리는 피처럼 질척하다. 하지만 그게 난 너무나 좋은 것이다.(솔직히 내가 그의 시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Losch mir die Augen aus. ich kann dich sehn 만 해도 다시 생각해보면 이 얼마나 집착이 넘치는 시란 말인가!) 가끔 훌륭한 문학작품은 언어로 쓰여졌음에도 언어를 초월한다. 릴케의 시를 읽으며 실상, 이 시는 이 언어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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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본질의 어두운 시간을 나는 사랑합니다
이 시간이면 나의 감각은 깊어지니까요
마치 오래된 편지에서 느끼는 것처럼
이때 나는 지나온 나날의 삶의 모습을
저만치 전설처럼 아득하게 바라봅니다.
- <내 본질의 어두운 시간을 나는 사랑합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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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carus104이외에 쓰는 내 second ID는 rene77이다. 지금까지 저 아이디의 의미를 제대로 알아챈 사람은 딱 한 사람, 인터넷 선을 연결해 주러 오셨던 기사님 뿐이었다. 난 뮤지컬 <올슉업>에서 산드라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데, 나 역시 내 아이디를 보자마자 '릴케군요?'라고 물어본 그 순간 그 기사님 머리 뒤로 후광이 보였거든(...) '내 그대를 여름날에 비해볼까? 그대는 그보다 아름답고 상냥하여라. 거친 바람은 5월의 향긋한 꽃봉오릴 흔들고 여름철은 너무나 짧나니...' 만약 그 기사님이 'Losch mir die Augen aus. ich kann dich sehn...'을 읊기라도 했으면 난 염치불구하고 그 기사님 메일주소부터 땄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