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플레이모빌 아트전(1) 보고듣고(감상)


플레이모빌 아트전
- 관람 일시 : 2015.7.29(수)
- 장소 : 성남아트센터 갤러리808

 : 아마 이번 달 초였던 것 같은데, 요즘 뭐 볼만한 전시 없나 싶어서 인터파크를 뒤지다가 '플레이모빌 아트전'이라는 전시가 곧 열린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 장소도 제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터라(버스로 가면 10분도 안 되는 거리) '어디 한 번 가 볼까?'라는 생각을 했더랬죠.

 굳이 레고파와 플레이모빌파로 나누자면, 전 레고파에 더 가깝습니다. 어릴 때 가지고 놀았던 건 플레이모빌이 아니라 레고였거든요. 하지만 귀여운 걸 좋아하는 데야 레고파든 플레이모빌파든 뭐 가릴 게 있겠습니까. 다 커서는 우리 모두 손 잡고 모두모두 랄라랄라 키덜트족인 것을요. 전 아직도 귀여운 봉제 인형을 보면 눈을 빛내며, 각종 피규어를 보고 꺄악 소리 절로 나오는지라 이 전시회를 상당히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전시회 가기 전에 찾아본 블로그 평들은 상당히 우려되는 점이 많았습니다. 그 글들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이거 전시회는 별 거 없고 그냥 애들이 피규어 좀 가지고 놀다가 나갈 때 아트샵(이라고 쓰고 장난감 가게라고 읽는다)에서 돈 쓰고 가는 그런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 충분했거든요. 어쨰 감상들을 봐서는 (제가 느끼기로는) 체험관이 꽤 중요한 것 같았는데, 전 피규어 가지고 노는 데는 별 관심이 없었거든요. 아, 뭐, 네. 집에서야 가지고 놀지 몰라도요.(...) 그래서 갈까 말까 살짝 고민을 하다가 어차피 집 근처에서 가까운 거, 그냥 귀여운 거 보고 오자! 라는 마음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기대를 버리고 갔다고 한들 표를 끊는 순간부터 마음은 콩닥콩닥 뛰기 시작합니다. 커다란 기사 모형이 서 있는 입구를 지나가면 일단 보이는 것은 플레이모델의 연표입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라앉히느라 차분히 그 연표를 읽고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이렇게 베르메르의 '우유를 따르고 있는 여인'을 패러디한 그림이 보입니다. 전 이 때부터 속으로는 연신 '꺄아~' '꺄아아아~'하면서 연신 카메라를 꺼내들었습니다. 이 전시는 내부 촬영이 자유라서 사진 찍는 재미도 쏠쏠하더라고요.

 자, 느껴지시나요! 평일 전시회 관람(그것도 나름 서울 밖의!)의 여유가!! 아무래도 방학이고, 이게 특성상 아이들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전시회라 나름 걱정했는데, 의외로 한가롭고 쾌적하게 관람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어른들이 보기에는 초반에 있는 '피에르 아드리안 솔리어'나 '리처드 언글릭'의 유명 작품을 재해석한 작품들이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네요. 저 역시 그랬고요. 다들 유명한 작품을 패러디 한 데다가 옆에 작게 원 그림의 정보도 간략히 싣고 있어서 '아! 그거였지!'하며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각 그림들은 이렇게 깨알같은 디테일이 잘 살아 있어요. 구석구석 찾아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이 전시회는 사진 촬영 뿐 아니라, 그림과 나 사이를 가로막는 줄 같은 것도 없어서 만지지만 않으면, 얼마든지 가까이서 작품들을 뜯어볼 수 있습니다. 이게 굉장한 장점이라는 걸 느낄 수 있는 전시기도 했어요.

 이 전시회의 메인 광고 이미지인 쇠라의 패러디도 보이고,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영속' 패러디도 보입니다. 이 그림도 참 재미있죠. 남자의 수염이 꼭 시계 바늘같아 보이지 않나요.
 아, 전 이런 디테일이 너무 좋아요! 

  벽에는 이렇게 작가의 친필 사인이 있습니다! 이거 아까워서 어찌 지우나요. ㄷㄷㄷ



 솔리어의 작품들은 지나 옆방으로 가면 '리처드 언글릭'이라는 작가의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분의 작품은 솔리어의 작품들과 느낌이 사뭇 다른데, 둘 다 명화나 유명 작품 패러디라는 점에서는 테마가 비슷할지 몰라도, 솔리어의 작품이 회화에 가깝다면, 언글릭의 작품은 사진에 가깝습니다. 언글릭 섹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이 비틀즈의 '애비 로드'입니다. 옆에는 나란히 원 자켓 사진도 놓아뒀고, 일단 들어서자마자 이 사진(그림??)을 크게 확대해 놓은 포토존도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이 사진을 보면서 비틀즈의 팬인 D님이 생각나 슬며시 웃음이 나왔습니다. 보셨다면 기뻐하셨겠지, 싶더라고요. 저 깨알같이 살아있는 맨발 좀 보세요!! 귀여워라.

 제가 언글릭 코너로 들어섰을 땐,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Press 목걸이를 한 네다섯명의 팀이 전시회 소개 영상같은 걸 찍고 있더라고요.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기 좋은 전시회인 것 같습니다' 류의 멘트를 찍는데, 앵커 역할을 하는 남자 분이 자꾸 NG를 내서 시간을 잡아먹고 있었어요. 연신 '아,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모르겠어'를 연발하며, '그런데 이거 그냥 레고라고 하면 안 돼?'라고 하는데, 순간 어이가 살짝 가출했어요. 아니, 너님은 축구나 럭비나 다 공 들고 하는 거니까 같은 종목임? 발야구나 야구나 어차피 베이스를 거쳐 점수 내는 게임이니까 같음? 뭐, 자꾸 발음 꼬이고 NG나니까 한탄하면서 하는 말인 건 아는데, 그래도 그렇지 둘은 완전! 다릅니다! 레고파인 저도 알아요! 심지어 가지고 노는 방식도 다름요! 레고는 블럭 쌓아서 자기만의 건축물 만드는 재미가 있고, 플레이모빌은 레고보다는 피규어에 가깝단 말입니다!

 이 전시회에는 앞서 말한 분들 말고도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데, '오케이티나'(아마도 필명이겠지요)라는 분의 작품은 아기자기하고 동화 삽화같은 느낌마저 들어서 참 따스한 느낌이 물씬 나서 좋았습니다. 한동안 이 그림 앞에 서 있었어요. 만약 이거 그림 파일로 있다면 당장 제 컴퓨터 배경화면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림이 어째 익숙하다 싶어 찾아봤더니, 지금 제가 쓰는 카톡 배경 테마가 이 일러스트레이터님 작품이더라고요. 어쩜 이리 둔할 수가!

 전시 공간 한 쪽에는 이렇게 거대한 모형도 늘어서 있고,
 한 쪽에는 무슨 수정 구슬들 같은 게 있길래 '뭐지?'하고 보니, 플레이모빌 얼굴들이더라고요. ㅋㅋㅋ

 의외로 한국 작가의 작품들도 많았습니다. 위의 '오케이티나'도 한국 작가였는데, 그 외에도 다양한 작품이 있었어요.

  그리고 역시 비틀즈 팬인 D님을 생각나게 하는 비틀즈 연작입니다. 실제로 보면 각각의 그림이 캔버스 하나씩이죠. 굳이 제목을 달지 않아도 누군지 알아보시겠나요?(그림에 이미 쓰여있긴 하지만요.)

 사실 뒤에 얼마 안 남았지만 일단은 여기서 끊고 나머지는 2부에 이어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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